생활기록부/다기능 인간의 꿈

[프로젝트] 롱기스트런 언택트 레이스 충격의 결과!

흿세 2021. 8. 2. 21:04

7월 14일, 광교호수공원, 오전 10시.
폭염 속 죽음의 달리기

달리기 권태기를 겪으며 최대한 즐겁게 운동하는 걸 우선으로 하자고 마음가짐을 다시 세웠다. 그래서 목표도 부담없이 잡고 친구에게 함께 뛰자고 약속도 했다.

대체적으로 어려울 것이 없는 일이었다. 그랬어야했는데...

처음 1km도 못 뛰겠는 거 실화..

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.jpg

심지어 롱기스트런 어플 사용은 처음이라 조작에 미숙하기도 했고 달리기 중간에 화면을 보니 롱기스트런 퀴즈라는 내 맘도 몰라주는 이상한게 떠있어서 허둥지둥대다가 1km 정도의 기록이 날아갔다는 잔혹실화..

미리 어플 한 번 써볼걸..

그래도 3km 중반 까지는 중간 중간 걷더라도 꾸준히 뛰었는데 이 호수공원은 내가 평소에 달리던 곳과는 다르게 경사로, 계단, 커브와 같은 것들이 코스 중간에 계속 있어서 페이스 조절이 더욱 힘들었다. 하지만 그만큼 코스가 다채로워서 꼭 다음에 ( 꼬~옥 날씨 선선할 때 ) 달려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다.

초행인지라 코스가 복잡해지는 구간에서는 길을 몰라서 (근데 달리는 페이스는 유지해야하니까) 꼭 뭐 찾아다니는 사람처럼 우왕좌왕 여기저기 뛰어다녔는데 그 꼴이 웃겨서 혼자 웃기도 했다.

4km 정도를 뛰고서는 친구와 재회하여 자연스럽게 걷기 시작했다. 추가로 1km 가량을 더 걸어서 5.18km의 기록으로 롱기스트런 언택트 레이스를 마쳤다.





그 이후로 나는 달리기를 안하고 있다.
가끔씩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폭염 속에서의 달리기는 정말 강렬한 기억이었다.
사실 여름에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은 전혀 아니라 열사병이나 폭염으로 인한 사망과 같은 걸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다.
하지만 이번에 자발적 저승체험으로 (아마도 불지옥) 확실하게 알았버렸다. 몰랐어도 됐을 것 같은데 ㅎ
그리고 그거 조금 뛰었다고 손목에 시계줄 위치를 빼고 살짝 피부가 탔는데 그것도 조금 충격적이긴 했다.

여러모로 위험하니까 당분간은 몸을 사리기로 했다.
가을 오면 다시 뛰어보고 기록도 늘려보고 또 레이스가 있다면 그 때는 더 제대로 참여하고 싶다.
이번엔 결심과 계획과 의욕이 있었지만 정작 실행할 때는 무모하기 짝이 없었고 실수와 착오로 점철되어 아쉬운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.

중급 러너의 길로.. 가쟛!